50년 세월을 살아오며 번뜩이는 재주가 없어 자신을 한탄하곤 했는데,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을 읽으며, 타고난 두뇌보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가 인생을 바꾼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고, 넘어져도 다시 무릎을 털고 일어서는 우직한 한 걸음이야말로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이끄는 진짜 원동력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눈부신 천재성의 환상과 버텨내는 끈기의 발견
오십 년 세월을 지나오며 삶의 굽이마다 다 마주했던 현실은, 안타깝게도 타고난 영민함에 먼저 박수를 보내는 세상의 차가운 시선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별다른 노력 없이도 늘 모두가 선망하던 자리에 오르던 타고난 친구들을 보며, 밤새 졸음을 밀어내며, 공책을 까맣게 채우던 내 노력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져 홀로 속울음을 삼키던 기억이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생생합니다.
나이가 들어 어느덧 부모가 되고 세상이라는 거친 파도 앞에서 치열하게 부대낄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이 조금만 뜻대로 풀리지 않거나 감당하기 버겁고 가로막힐 때마다, "나는 애초에 큰 그릇으로 태어나지 못했나 보다"라며 손쉬운 핑계를 대고 뒤로 물러서기 일쑤였습니다. 내 안의 두려움과 나태함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는, 선천적인 한계라는 거대한 장벽 뒤로 비겁하게 숨어버리는 편이 당장의 마음을 달래기에 훨씬 편했기 때문에 손쉬운 위안에 기대어 온 것은 아니었는지 가만히 되짚어 보게 됩니다.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악명 높은 혹독한 관문이자 수많은 탈락자를 만들어내는 지옥 훈련인 '비스트 배럭스'를 완주한 생도들과, 치열한 전미 철자 맞히기 대회 우승자들을 오랫동안 끈질기게 조사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진실을 세상에 밝혀냅니다. 벼랑 끝 같은 극한의 신체적, 정신적 압박 속에서 끝내 살아남아 승리의 깃발을 꽂은 이들은 놀랍게도 입학 당시 체력 검사 점수가 가장 우수했던 생도들도, 타고난 지능지수가 가장 높았던 천재들도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들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결정적인 공통분모는 거듭되는 실패와 탈락의 공포 앞에서도 목표를 향해 끝까지 매달리며, 버텨내는 힘, 곧 열정과 결합한 끈기인 '그릿'이라는 단단한 근력이었습니다.
출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긍정심리학 센터 연구팀의 종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학업 성취와 장기적인 직업적 성과에 있어 개인의 지능지수나 유전적 적성이 미치는 설명력은 20% 안팎에 그쳤으나, 장기적인 끈기와 열정을 정밀하게 측정한 그릿 척도는 최종 성취 가능성을 80% 이상 정확하게 예측하는 핵심 지표로 확인되었습니다. 세상이 떠받드는 화려한 유전적 재능보다 매일 묵묵히 쏟아붓는 정직한 땀방울이 인생의 최종 승패를 결정짓는 결정적 열쇠임을 객관적인 통계로 증명해 낸 것입니다.
매일의 작은 좌절을 딛고 마음 근육을 키우는 집념
그렇다면 흔들리지 않는 불굴의 집념은 과연 타고난 운명으로 정해지는 것일까요? 저자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그릿은 신체의 근육과 같아서, 올바른 훈련과 매일의 꾸준한 습관을 통해 얼마든지 후천적으로 단련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성취 공식은 참으로 명쾌하고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재능에 노력을 곱해야 기술이 되고, 그 기술에 다시 노력을 곱해야 비로소 값진 성취가 된다'라는 법칙입니다. 즉 노력은 성과의 공식 안에서 무려 두 번이나 곱해지는 절대적인 변수입니다. 아무리 눈부신 재능이 타고났더라도 매일 갈고닦지 않으면 녹슨 쇠붙이처럼 버려지지만, 조금 서툰 솜씨라도 끈질긴 땀방울이 두 번 곱해지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단단한 결실을 보게 됩니다.
내면의 그릿을 단단히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이를 악물고 참아내는 고집과는 다릅니다. 좋아하는 관심에서 출발해 자신의 부족한 약점을 집요하게 보완하는 의식적인 연습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내 배움이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된다는 숭고한 목적의식과 내일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불굴의 희망이 조화롭게 맞물려야 합니다. 저 역시 나이 오십을 넘겨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정갈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손에 잡히는 성과가 즉각 나타나지 않아 혼자 조급증을 앓으며 속을 태웠던 나날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눈에 띄는 반응이 없으면 재능 부족을 핑계 삼아 포기하려 했던 내 나약함이 문득 떠오릅니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탁월한 대가들마저 매일 반복되는 지루함과 싸우며 주저앉고 싶은 유혹을 견뎌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깊은 부끄러움과 함께 커다란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출처: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 앤 컴퍼니의 인적자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리더들의 핵심 동력은 선천적 지능지수보다 자신의 부족한 영역을 매일 의도적으로 보완하는 계획적 실천과 심리적 회복탄력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무작정 매달리는 아집을 벗어나 명확한 피드백을 통해 끈기를 축적하는 태도가 성공의 튼튼한 토대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넘어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우직한 삶의 걸음
모두가 앞서 달려가는 세상의 요란한 속도전 속에서 나 홀로 뒤처진 것 같아 가슴을 쓸어내리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 제게 『그릿』은 세상의 빠른 속도전에 치여 자꾸만 풀이 죽어가던 내 마음에 "비록 걸음은 느릴지라도 절대 멈추지 않는 자가 끝내 승리한다"라는 커다란 위안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 고마운 나침반이었습니다. 백 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인생이라는 아득한 기나긴 장거리 마라톤에서 결승 테이프를 끊는 사람은 처음에 번개처럼 질주에 능한 이들이 아닙니다. 비바람에 젖고 다리가 풀리고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도 묵묵히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다음 한 발을 내딛던 우직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쉰을 넘긴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은, 인생에서 겪는 실패와 넘어짐은 결코 부끄러운 마침표가 아니었습니다. 무릎이 까지고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홀로 눈물을 삼켰던 그 수많은 시간이야말로, 내면의 영혼을 깊고 단단하게 버텨내는 가장 귀하고 값진 정직한 시련의 선물이었습니다. 남들의 화려한 성공에 기죽을 필요도 없고, 뒤처지는 것 같아 가슴 졸이며 조급해할 이유도 전혀 없음을 느꼈습니다.
오늘 내게 주어진 소박한 자리에서 한 줌의 정성을 쏟아붓고 어제보다 딱 반 뼘만 더 성숙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결심만으로 우리의 생은 차고 넘치며 충분하리라 봅니다.
막막한 세상의 벽을 마주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막막한 현실의 벽 앞에 서서 자신의 모자란 재주를 자책하고 짓물러 있다면, 이 책이 건네는 투박하지만, 다정한 진실을 품에 안고, 남들의 화려한 결승선만 쳐다보면서 나를 깎아내고 원망하는 데 귀한 에너지를 낭비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허락된 오늘 하루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일상에 정성을 다하고 소박한 자리에서 묵묵히 내딛는 한걸음의 온기를 실어 보고자 합니다. 그렇게 겹겹이 쌓여간 끈질기고 투박한 발자국들이 마침내 세상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눈부신 삶의 지도를 완성해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릿이란 정확히 무엇을 뜻하나요?
단순한 참을성이 아니라,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오랜 시간 동안 열정과 끈기를 잃지 않고 매달리는 불굴의 집념을 의미합니다.
Q. 타고난 재능이 전혀 없는 평범한 사람도 그릿만으로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자는 성취의 공식에서 노력이 두 번이나 곱해진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며,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더라도 끈기 있게 갈고닦지 않으면 사라지지만 평범한 능력이라도 지속적인 노력이 결합하면 대체 불가능한 탁월한 기술과 독보적인 결실로 완성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Q. 금방 싫증을 내고 포기하는 성격인데 고칠 수 있을까요?
자신이 진심으로 호기심을 느끼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매일 10분씩 꾸준히 실천해 보는 습관을 들이면 누구나 내면의 그릿을 단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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