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3 <소년이 온다> 부끄러움, 증언, 비판 위태로운 순간마다 내 안위만을 챙기며 타인의 손을 놓아버렸던 비겁한 마음이 늘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서슬 퍼런 어둠 속에서도 끝내 서로의 체온을 지켜낸 사람들의 고통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침묵과 외면을 넘어 타인의 슬픔에 묵묵히 온기를 보태는 용기야말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가장 거룩한 모습임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뒷걸음질 치던 비겁한 본능과 뼈아픈 부끄러움의 자각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떨리는 손을 가만히 맞잡아준다는 것은 말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살다 보면 내 코가 석 자라는 핑계로 주변의 아픔을 모른 척 지나치기 일쑤이고, 불똥이라도 튈까? 두려워 슬그머니 뒷걸음질 치는 것이 어쩌면 솔직한 사람의 본능인지도 모릅니다.세상의 모진 풍파를 홀로.. 2026. 10. 12. <연금술사> 낙방의 시련, 표지, 희망과 비판 면허 취득부터 대학 진학까지 목표를 세우면 끝내 해내고야 마는 고집과 끈기로 살아왔지만, 연이은 자격증 낙방 앞에서는 속절없이 주저앉아 쓴맛을 보곤 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고, 눈앞의 좌절에 주저앉지 않고 묵묵히 털고 일어설 때, 보이지 않는 온 세상의 기운마저 내 간절한 꿈을 향해 등을 밀어준다는 든든한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계획과 악착같은 노력 속 자격증 낙방의 시련돌아보면 저는 인생의 고비마다 제 꿈을 찾아 나설 때면 남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악착같이 매달려 치열하게 살아왔습니다. 막연한 요행을 바라기보다 언제나 구체적이고 꼼꼼한 계획표부터 짜는 편이었습니다. 운전면허를 딸 때도 언제까지 반드시 손에 쥐겠다고 날짜를 못 박아두고는 코스 연습을 열심히 하였고 실기를 못하면 밤.. 2026. 10. 10.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얼룩반성, 온기의 지혜, 아쉬움 젊은 날 무신경하게 뱉은 말 한마디로 동료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평생 지우고 싶던 부끄러운 얼룩을 안고 살아왔는데, 윤정은 작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마주하며 아픈 기억을 억지로 도려내는 대신 그 얼룩을 거름 삼아 성숙해지는 치유의 길을 발견하게 되었고, 지나간 상처를 다정하게 보듬을 때 비로소 타인을 품는 따뜻한 온기가 피어남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철없는 장난이 남긴 서글픈 얼룩과 뼈아픈 반성스무 살 무렵, 점심시간에 들른 은행에서 마주친 회사 경리 동료가 너무 반가운 나머지 너 참 재수 없다며 철없는 장난을 쳤던 적이 있습니다. 반가움을 투박하게 표현한다는 것이 그만 생각 없는 칼이 되어 불쑥 튀어 나갔던 것입니다. 친근함의 표현이라 여겼던 내 미숙한 착각과 달리, 오후에 울린 전화기 너머.. 2026. 10. 8. <미움받을 용기> 인정욕구, 과제독립, 자립의비판 초등학생 딸아이의 숙제를 대신 풀어주며, 남의 시선에 속을 태우던 부끄러운 기억이 아직도 마음에 걸려 있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부딪쳐야 할 인생의 과제를 부모가 가로채지 않고, 남들의 차가운 시선에서 벗어나 내 아이의 발걸음을 온전히 믿고 지켜봐 줄 때 참된 마음의 평온과 자유가 찾아온다는 것을 가슴 깊이 깨달았습니다. 숙제를 대신하던 부끄러운 손끝과 인정욕구의 민낯딸아이가 초등학교 시절 남들 다 보낸다는 유명 학원에 다닐 때, 남의 집 아이들에게 뒤처지는 꼴이 죽기보다 보기 싫어 밤늦게 졸린 눈을 비비며 딸의 숙제를 내 손으로 대신 풀어주던 참으로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책상머리에 엎드려 꾸벅꾸벅 조는 아이를 보며 애가 타서 다그치다가도, 내일 학원에 가서 숙제를 덜 해왔다고 선생님께 핀잔을 듣거.. 2026. 10. 7. 이전 1 2 3 4 ··· 11 다음